유튜브나 예능 프로그램들에서 한국 문화와 음식을 즐기는 외국인들의 반응을 쉽게 접해볼 수 있는 요즘입니다. 우리에겐 익숙한 한국 음식을 외국인이 시식하며 생소해하는 표정을 지켜보는 것은 신선하게 느껴지기도 하죠. 한편, 외국인이 좋아하는 한국 음식 하면 비빔밥과 불고기, 삼겹살, 갈비찜, 치킨 등 메뉴를 떠올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외국인이 잘 못 먹는 음식도 당연히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살아 꿈틀꿈틀 움직이는 산낙지부터 간장게장, 골뱅이, 번데기 등 다양하죠. 하지만 미처 예상치 못한 리스트도 존재했습니다. 한국에서는 남녀노소 즐겨먹는 대중적인 음식이지만, 외국인들에게는 ‘신기함’ 그 자체라고 하는데요. 과연 어떤 음식이며 외국인들이 선호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냉면은 원래 겨울철 음식
냉면은 한국인에게 여름철 별미로 널리 사랑받는 음식입니다. 취향 차이에 따라 선호하지 않는 사람도 더러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즐겨먹는 대중적인 음식 중 하나죠. 특히 한여름에 먹는 살얼음 동동 뜬 냉면은 더위로 입맛을 잃기 쉬운 때, 한그릇 시원하게 즐길 수 있어 많은 이들이 찾습니다.
그런데 조선시대부터 내려져온 냉면은 본래 겨울철에 먹던 음식이었습니다. 과거 아궁이에 불을 때 추위를 물리치던 시절, 방바닥이 쉽게 뜨거워져 더위를 식히기 위해 시원한 냉면을 즐겨 먹었습니다. 하지만 현대에 이르러 온도 조절이 가능해지면서 냉면은 무더운 계절에 먹는 여름철 별미로 바뀌게 되었죠.
외국인이 질색하는 이유
하지만 시원한 음식으로 무더위를 달래는 한국인들과는 달리, 외국인들은 음식을 차갑게 먹는 것에 익숙치 않습니다. 특히 면 요리라고 하면 파스타처럼 팬에 볶아내거나 라멘처럼 뜨거운 국물 요리가 부분이다보니 생소하게 느껴지는 것이 어찌보면 당연합니다. 따라서 냉면을 처음 접한 외국인들은 면을 차갑게 식히는 것도 모자라 국물에 얼음까지 띄운 것에 의아해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차가운 음식 자체가 전세계적으로 희소한 편이며 유럽쪽 국가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특히 살얼음이 낄 정도로 차가운 음식은 아이스크림 빼고는 아예 전무할 정도입니다. 게다가 대부분의 외국인은 한국음식 하면 맵고 뜨거운 요리를 가장 먼저 떠올리기에 냉면은 이에 비해 생소하다고 느끼는 것이죠. 음식을 차갑게 먹는 것에 익숙치 않은 외국인들은 비슷한 이유로 육회나 오이냉국, 냉콩국수 등 요리를 접했을 때에도 생소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외국에도 차가운 요리 존재
그렇다고 차가운 면 요리가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유일무이한 음식은 아닙니다. 중국에는 량피라고 하는 차가운 면 요리가 있습니다. 또 각종 야채와 당면, 새콤한 소스를 버무린 량차이도 떠올릴 수 있죠. 이 요리들은 모두 차가운 음식류에 속하지만, 우리나라 냉면처럼 이가 얼얼할 정도로 시원하지는 않습니다. 차가운 국물에 면을 적셔 먹는 일본의 소바도 떠올릴 수 있는데요. 하지만 소바의 국물은 냉면처럼 시원하게 들이키는 용도가 아니라 면에 간을 배이게 하기 위한 역할로 존재합니다.
즉 머리가 띵해질 정도로 시원한 음식에 대한 사랑은 우리나라 사람들만의 고유한 특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냉면, 냉콩국수, 냉짬뽕 등 한국처럼 차가운 면 요리를 다양하게 즐기는 나라는 거의 없습니다. 게다가 얼음을 가득 띄운 음료수를 벌컥벌컥 들이키는 것조차 ‘문화충격’이라고 표현하는 외국인들에게 음식마저 차갑게 먹는다는 건 더더욱 이해하기 힘들죠.
질겨서 고무 씹는 느낌?
외국인이 냉면을 생소한 음식이라고 느끼는 데에는 다른 이유들도 존재합니다. 유튜브에 처음 냉면을 먹어본 외국인의 반응을 검색해보면 대부분 질기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냉면 면발 자체에서 아무 맛도 느껴지지 않고 아무리 씹어도 질기게 느껴진다고 말했는데요. 심지어 미끄럽고 끈적해서 고무 씹는 맛이라고 표현한 외국인들도 있었습니다.
물론 모든 외국인이 냉면을 불호하는 것은 아닙니다. 먹을 수록 깊게 우러나오는 맛과 쫄깃한 식감, 시원한 국물 때문에 자칭 냉면 마니아라고 밝힌 외국인들도 많습니다. 그래서인지 외국인이 선호하는 한국요리 설문조사에서도 호불호가 격렬하게 갈리는 음식 중 하나인데요. 같은 메뉴를 두고 외국인들 사이에서 이렇게나 반응이 갈릴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게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