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을 운반한다고?
긴 파이프가 계산대 앞에 위치한 것에는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코스트코 파이프는 바로 ‘현금수송’을 위한 것입니다. 계산대에 현금이 일정량 이상 차면 캐셔(계산대 직원)가 현금을 모아 투명한 캡슐 안에 넣어 파이프의 뚫린 구멍 안으로 쏘아 올려 보냅니다.
코스트코의 현금수송 파이프는 사람이 직접 현금을 옮길 때의 위험성을 방지하기 위한 것입니다. 창고형 매장의 경우 매장 규모가 커 직원 교대나 현금 이동 시 분실 위험이 크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파이프를 통해 물건을 신속하고 안전하게 운송하면서 비용 절감에도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죠.
파이프는 가명, 본명은?
놀랍게도 코스트코의 파이프에도 정식 명칭이 존재합니다. 파이프의 정확한 이름은 ‘기송관’, 영어로는 ‘pneumatic tube’입니다. 가벼운 물체를 멀리 있는 곳까지 빠르게 이동시키기 위해 탄생했습니다. 20세기 초에서 중반까지 서양에서 많이 쓰였으며 현재까지도 사용되고 있는 기구입니다.
기송관 시스템은 운송을 원하는 각 부서에 필요한 물품을 공기압을 이용해 운송하는 물류 반송 시스템입니다. 연결된 각 부서에는 스테이션(입구)가 설치되어 있고, 물품은 안전을 위해 기송자(물품을 담는 통)에 넣어서 보냅니다. 기송자는 보통 ‘캡슐’, ‘캐리어’라고 부릅니다.
알고 보니 우리 주변 곳곳에?
기송관(파이프)은 코스트코, 이케아뿐만 아니라 이전에 은행, 병원, 공장, 일반 회사에서도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현재는 은행, 회사보다는 규모가 큰 대형병원에서 가장 많이 사용합니다. 병원에서는 특히 채혈실에서 진단 검사실로 검체를 보낼 때 유용하게 쓰입니다.
병원 물품 이송에 소요되는 인건비와 시간을 최소화하는 기송관은 병원의 업무 효율성을 높여주는 숨은 공신입니다. 기송관 시스템 덕에 환자 대기시간이 줄어들면서 사람들의 의료 서비스 만족도 또한 높아지게 되었죠.
영화 속 숨은 기송관 찾기
낯설게 느껴지는 이 기송관은 친숙한 캐릭터인 ‘심슨’ 애니메이션에서도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또한 영화 <패딩턴>, <아틀란티스–잃어버린 제국>, <로건 럭키>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영화의 특수 장비나 소품이라고 생각했을 수 있지만, 실존하는 기구를 그대로 등장시킨 것뿐입니다.
영화 속 신박한 아이디어가 들어간 장면이라고만 생각했지만 실제 우리 사회에 유용하게 쓰이는 기구였다니, 놀랍지 않으신가요? 목적은 간단하지만 솟아올라가는 물건만큼 일의 효율성도 함께 올려주는 기송관, 모르고 지나치던 코스트코 파이프 다시 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