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차리고 코인 빚 5000만 원 다 갚은 야갤러
오늘 150만 원 입금을 마지막으로 모든 비트코인 빚이 끝났다
살면서 모은 돈 1억 3천을 굴리다가 몽땅 까먹고
정신 못 차리고 9천 대출받아서 하다가 그것마저 다 날리고 나서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다 일할 의욕도 무언가 하고 싶은 욕망도 안생 겼다
퇴직금 받은 돈으로 밀린 월세와 잔바리 빚 청산하고 번호판 영치된 거 찾아오고
그렇게 해도 빚이 5천이나 남아있었다
죽을 고비를 많이 넘겼다
월세 보증금 다 까먹고 3개월치나 밀리고 휴대폰이 정지되고
집도 사정이 안 좋아서 손 벌릴 수 없었고
빚 5천을 다 갚아도 나이 33에 아무것도 없을걸 생각하니
돈을 갚을 의욕도 안 생겼다
남해까지 내려가서 소주 4병까고 방파제에 앉아 죽을 생각에 울고 있는데
귀신같이 엄마전화가 왔다
꿈자리가 안 좋으니 이번주에 와서 밥 먹고 가라는 전화
그 좆같은 와중에 고령화가족이라는 영화가 떠올랐다 우스갯소리로
불쌍한 엄마 혼자 두고 이렇게 뒤질 수 없다 생각해서
집에 올라가니 아직도 내 책상과 옷들 그대로 있었다 특유의 피존냄새
나는 옷 아직도 그 옷들을 빨아서 장롱에 넣어놨었네
오랜만에 졸업앨범도 보고 어렸을 적 사진을 보다가 늘 해주던 제육볶음 청국장 오랜만에 사람답게 밥을 먹고
동네 친구 불러서 소주 한잔 하며 이것저것 이야기 하다 보니
한번 살아보자 생각하고
다시 취업했다
2년 걸렸다 5천만 원 갚는데 2년 한 달 한 달 버는 돈 헛되이 쓰지 않고
담배도 끊고 술도 자제하면서 2년 동안 죽어라 갚았다
그리고 이번달 드디어 모든 빚이 청산되었다
오늘은 사치 부려보려고 무한리필 집에서 소주 4병이나 시켜 먹었다
비록 나이도 많이 처먹었고
모은 돈이 하나도 없지만
빚이 없다는 그 자체만으로 마음이 정말 가벼워졌다
똥 싸지른 것 다 갚고 드디어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