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지날수록 엔터 문화는 넓고 다양하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제 한국의 엔터테이너들이 해외 활동을 하는 건 흔하게 볼 수 있죠. 멀리 베트남에서도 대한민국 출신의 가수가 톱스타에 등극하며 위상을 알렸습니다. 한국인 최초로 베트남에서 데뷔를 한 이 가수는 행복한 결혼 소식도 전했는데요. 베트남을 섭렵한 그녀와 ‘베트남의 유재석’이라고 불리는 그녀의 남편은 도대체 누구일까요?
베트남&한국 부모를 둔
다문화 2세
본명 류에스더, 한국 이름 하리원. 그녀는 한국으로 귀화한 베트남 출신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원하는 대로 살라’라는 뜻이 담긴 ‘하리원’도 부모님께서 손수 지어주신 한국 이름입니다. 그러나 원하는 대로 살기에 현실은 어두웠습니다. 다문화 2세가 드물었던 시대였기 때문에 까만 피부를 가졌다고 아이들의 놀림감이 됐죠. 사랑을 많이 받고 싶었던 어린 하리원은 가수의 꿈을 꿉니다. 유명한 가수가 되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리원은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중학교까지 호치민 한국학교를 다니면서 한국과 베트남을 오갔습니다. 어려운 집안 사정으로 4남매 가장 역할을 하며 각종 아르바이트까지 병행했죠. 생계를 꾸리는데 직접 뛰어드느라 고된 상황에서도 가수의 꿈을 놓지 않았습니다. 한국에서 오랜 기간 동안 아이돌 연습생 생활 역시 묵묵하게 해냅니다.
걸그룹 활동 후에
다시 오디션 참가
아이돌 연습생 생활 끝에 2001년 일본인, 한국인, 중국인 멤버들로 구성된 4인조 다국적 아이돌 그룹 ‘키스’로 데뷔하게 됩니다. 하지만 영향력이 적었던 것인지 그룹 ‘키스’는 소리 소문 없이 해체되고 하리원은 그룹을 탈퇴하게 되죠. 키스 해체 후 하리원은 학업을 위해 다시 베트남으로 이주합니다. 그렇게 학업에 매진해야 하나 고민하던 순간에 다시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인기를 끌던 ‘틴스 댄스 스텝(Teen’s dance Step)’이라는 TV 댄스 오디션에 참가할 기회가 찾아온 것인데요. 오랜 연습생 생활로 춤과 노래의 기초를 탄탄히 다져놓은 것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하리원은 그렇게 오디션에 참가해서 TV 데뷔를 하며 인지도를 쌓게 됩니다. 이후 K팝의 열풍으로 베트남에 한류 열풍이 불면서 하리원은 더 주목받게 되죠.
2013년 전 세계를 돌며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 ‘어메이징 레이스’ 베트남 편에 출연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습니다.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열심히 하는 모습이 베트남 팬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입니다. 그렇게 어메이징 레이스를 통해 전국적인 인지도가 생기면서 베트남 연예계 주류로 도약하게 됩니다. 이어서 ‘2016년 가장 사랑받은 팝스타’에 선정되면서 포기했던 가수의 꿈을 성공적으로 이뤄냅니다.
‘베트남 유재석’ 개그맨과
결혼까지 골인
개그맨 쩐탄은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베트남의 슈퍼스타입니다. 배우·성우· MC까지 섭렵했고 소셜네트워크에선 290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했죠. TV 프로그램과 영화· CF까지 종횡무진하는 ‘대세 중 대세’입니다. 최근 몇 년 동안 많은 TV프로그램 및 게임 쇼 등에서 단골 진행자를 맡는 등 한국인 사이에서는 ‘베트남의 유재석’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반갑게도 베트남에 51개 이상의 매장을 차린 한국의 ‘두끼’ 광고 모델로 전속 계약을 맺었죠.
음반 활동에도 박차를 가하던 하리원은 연예 프로그램에 나가 노래를 하면서 MC였던 쩐탄을 만납니다. 새벽 다섯시까지 이어지는 촬영이 잦아질 때마다 쩐탄은 늘 하리원을 집까지 데려다주겠다고 했죠. 하지만 하리원은 칼같이 거절했습니다. 5번이나 거절을 당했지만 쩐탄은 지지 않고 오히려 연애를 하자고 고백합니다. 고백 역시 거절당하지만 끝없이 하리원에게 관심을 표했습니다. 결국 하리원은 그 노력에 마음을 열고 쩐탄과 교제를 시작하죠.
하리원에 대한 쩐탄의 사랑은 갈수록 깊어졌고 프러포즈를 하게 됩니다. 쩐탄의 프러포즈에 하리원은 “이 남자가 미쳐서 나에게 프러포즈를 하나?”라고 생각했는데요. 결혼 생각은 없다며 대차게 거절했습니다. 그러나 쩐탄은 숱한 시도 끝에 연애를 시작했던 것처럼 11개월 동안 하리원에게 구애했습니다. 하리원은 “서로 더 알아갈수록 당신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라는 쩐탄의 말과 거듭된 노력에 감동을 받고 프러포즈를 승낙합니다. 그리고 둘은 2016년 크리스마스이브 낭만적인 결혼식을 올리죠.
둘은 이제 벌써 결혼 4년 차를 넘긴 부부입니다. SNS를 통해서 여전히 깨소금이 쏟아지는 근황을 보여줍니다. 최근에 하리원은 파급력이 센 남편의 열혈한 지원 덕분에 음반 차트에서 높은 다운로드 횟수도 기록하고 있죠. 올해 1월에는 베트남 우리은행 홍보 커플로 발탁되어 반가운 소식을 전하고 잉꼬부부의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한국과 베트남을 연결하는
문화의 다리
높은 인지도를 얻고 깨가 쏟아지는 결혼까지 성공한 하리원은 더 큰 꿈을 꾸고 있습니다. 한국 문화를 널리 알리는 ‘한국 문화 전도사’가 되는 것이죠. 그녀는 인터넷 개인 방송을 통해 한국 맛집을 소개하고, 한국어 강좌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국 관련 행사라면 다른 스케줄보다 늘 우선순위에 둡니다. 여전히 하리원의 한국에 대한 사랑은 베트남 곳곳에서 열매를 맺고 있는 셈이죠.
하리원은 호치민 한국 국제학교 반얀트리 홀(발전 기금 명예의 전당)에서 1억 VND의 학교 발전기금도 기탁했습니다. “비록 작은 정성이지만 학교 발전에 잘 사용되길 바란다. 후배들이 훌륭히 성장하여 더욱 많은 후배들이 발전 기금을 기탁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앞으로도 펼쳐질 하리원의 선한 영향력과 한국에 대한 사랑이 기대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