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에서 자주 쓰이는 신조어가 있습니다. 바로 ‘네코노믹스’입니다. 일본어로 고양이를 뜻하는 ‘네코’와 경제를 뜻하는 ‘이코노믹스’의 뒷글자를 합성한 단어입니다. 단어 그대로 지금 일본에서는 ‘고양이 붐’이 한창입니다. 반려묘 가정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은 물론 고양이와 관련된 신사업이 줄줄이 추진되고 있는데요. 일본 경제의 한 축을 뒤흔들었다는 평가를 받는 일본의 ‘고양이 사랑’에 대해 알아봅시다.
미용부터 부동산까지
이르는 고양이 사랑
최근 일본에서는 고양이 사랑이 뜨거워지며 고양이 관련 신사업이 우후죽순 생기고 있습니다. 반려묘 전문 고급 사료 및 돌봄 제공 서비스뿐 아니라 고양이의 미용을 위한 ‘고양이 팩’, ‘고양이 뜸’을 서비스하는 업체도 등장했습니다. 또한 고양이와 함께 거주할 수 있는 집과 사무실을 소개하는 애묘 가정 전문 부동산 업체 ‘네코부동산’도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수요에 맞춰 ‘고양이 모양’ 빵을 만드는 제과점도 생겨났는데요. 특히 고양이 얼굴 모양 식빵이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 브랜드는 지난해 오픈하여 현재 10개 이상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을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일본 전국 각지에 고양이 카페, 고양이와 함께 하는 요가학원 등이 생겨났습니다.
일본의 고양이 붐, 이유는?
이렇듯 일본에서 고양이 붐이 일어난 이유는 ‘양육의 편리함’ 때문입니다. 일본인들은 고양이에게 산책과 목욕이 필요 없을 뿐 아니라 큰 소리로 짖지 않아 키우기 편리하다고 생각하는데요. 특히 고양이는 집에 혼자 둬도 외로워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바쁜 1인 가구와 노령층을 중심으로 붐이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이는 반려동물 양육 현황으로도 알 수 있습니다. 일본 반려동물 사료 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2017년부터 애묘 가정 수가 애견 가정 수를 급격히 앞지르기 시작했습니다.
일본의 언론에 따르면 새끼 고양이의 평균 가격도 지난 3년간 60%나 올랐습니다. 한 마리당 평균 20만 엔(한화 약 200만 원)에 거래됩니다. 일본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희귀종 ‘미뉴에트’ 같은 경우 판매가가 100만 엔(한화 약 1천만 원)까지도 치솟습니다. 고양이 판매가가 급등한 이유는 폭발적인 수요와 더불어 공급은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일본의 동물 관리법이 개정됨에 따라 반려동물 대면 판매가 의무화되었는데요. 온라인 판매를 중심으로 하던 브리더들이 폐업하며 번식이 줄어들게 된 것이죠.
일본의 언론에서 이러한 현상을 대서특필하자 일본 누리꾼들은 ‘내 고양이에게는 전 재산을 쏟아부어줄 수 있을 정도다’, ‘돈만 있다면 집 전체를 캣타워와 장난감으로 꾸며주고 싶다’, ‘고양이의 도도한 성격과 우아한 몸짓이 일본인들의 심장을 자극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는데요. 일본의 고양이 사랑을 마지막까지 제대로 증명하는 모습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