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방방곡곡에는 많은 이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장소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오랜 역사를 간직한 경복궁, 덕수궁부터 핫플레이스로 손꼽히는 익선동, 문래동 등이 있죠. 이렇게 멋지고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장소도 있지만, 그 반대로 사람들의 발길이 끊겨 폐가로 남아있는 곳도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서울의 장소들은 안전상의 이유로, 공포스럽다는 이유 등으로 일반인들의 출입을 금지했던 곳인데요. 오랫동안 방치된 덕에 서울의 숨겨진 역사도 알 수 있었습니다. 그 화제의 장소는 어디일까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일제강점기 아픈 역사
‘용산 철도병원’
일제강점기의 아픈 역사를 그대로 간직한 채 수년간 방치된 건물이 있습니다. 바로 ‘용산 철도병원’입니다. 1928년 용산 철도병원 본관으로 지어진 이 건물은 일본이 용산을 철도기지화하기 위해 지은 건물인데요. 해방 후에는 코레일의 소유였다가 1981년 건물 뒤편으로 현대식 병원 건물이 지어졌습니다.
1984년에는 중앙대 용산병원으로 임대가 되었죠. 하지만 2011년 중앙대 용산병원은 코레일의 ‘용산병원 부지 개발 사업’으로 이곳을 떠나게 됩니다. 이곳 부지를 개발하려는 계획은 2020년 현재진행형인데요, 하지만 건물 일부가 등록문화재이기 때문에 모두 철거하기는 어렵기에 난항이 예상됩니다. 최근에는 ‘용산 역사 박물관’ 및 주상복합개발 사업으로 가닥이 잡히고는 있죠.
출입 금지 팻말도 소용없어
‘서울대 폐 수영장’
다음으로 소개할 서울의 오싹한 장소는 바로 ‘서울대 수영장’입니다. 신림동 서울캠퍼스 지진관측소 뒤편에 있는 이곳은 흔히 서울대 수영장이라고 불리는데요. 실제로는 관악 컨트리클럽의 부설 풀장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967년 서울대가 이곳으로 이전하면서 자연스레 서울대 소유가 된 것이죠.
1980년대까지는 서울대에서 수영장을 사용하기도 했지만, 관악산의 계곡물을 그대로 사용해 수온이 굉장히 낮아 1990년대부터는 수영장 사용을 중지했습니다. 그 이후에는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은 채 방치되어 있다가 f(x)가 뮤직비디오 촬영 장소로 사용하고, 그라피티 아티스트들의 성지가 되면서 유명세를 치렀죠. 서울대 측에서는 출입 금지 팻말을 걸었지만 훼손된 상태이며, 현재까지 시간이 멈춘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43년 동안 출입 금지
‘신설동 유령역’
신설동 유령역은 서울 지하철 1호선과 2호선이 지나는 신설동역 지하 3층에 있는 역입니다. 1974년 지하철 1호선 건설 당시 만들어진 이곳은 노선 조정으로 인해 완공되자마자 폐쇄되었습니다. 그 이후 일반인들의 출입이 금지되었고 지도에도 표시되지 않으며 ‘유령역’이라는 별명이 붙게 되었죠.
하지만 옛 지하철의 흔적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덕분에 드라마 및 영화 촬영 장소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KBS <아이리스>, TVN <사이코메트리 그 녀석>등을 비롯해 엑소와 트와이스의 뮤직비디오 촬영 장소로도 사용되었죠. 2017년 10월부터 11월까지 한 달 동안은 서울시가 시민들의 사전 신청을 받아 43년 만에 일시적으로 시민 관람을 허용한 적도 있습니다.
강호동도 놀랐다
‘용마 랜드’
드라마나 영화 속의 단골 장소로 사용되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으스스 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제격인 ‘폐 놀이공원’입니다. 서울 중랑구 망우로에 위치한 ‘용마 랜드’가 그 주인공인데요. 최근 TVN 예능프로그램 <대탈출>의 촬영 장소로 알려지며 더욱 주목을 받았죠.
이곳은 1983년에 개장한 용마산 근처의 작은 놀이공원이었습니다. 하지만 가까운 곳에 ‘서울 어린이대공원’과 ‘드림랜드’라는 경쟁업체가 생겼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에게 인기가 있는 편이었죠. 1990년대 중반에는 용마 랜드가 승마장과 체육시설을 함께 건설하는 리모델링 방안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개발과정에서 문제점이 속속히 드러나고 외환위기가 겹치며 공사가 중단되고 맙니다. 결국 2011년에 놀이공원 허가 취소 판정을 받으며 완전히 폐장되었죠. 그러나 옛 놀이기구가 많이 남아있는 덕에 이곳은 각종 화보 촬영 및 스냅사진 등 촬영지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현재도 입장료를 지불하면 촬영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