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쇠고기 썰어낸 뭉티기
경상도의 가장 대표적인 지역 음식으로 생쇠고기를 뭉툭하게 썰어낸 ‘뭉티기’가 있습니다. 이는 뭉텅뭉텅 썰어낸 음식이라고 하여 경상도 사투리인 뭉티기라고 불리는데요. 육회처럼 미리 양념 되어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회처럼 찍어 먹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양념장도 지역에 따라 다르며 참기름장에 찍어 먹기도 하고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곳도 있죠.
뭉티기는 도축 직후 사후경직된 소고기를 썰어서 내기 때문에 펄떡거리는 고기의 단면이 압권인데요. 신선하지 않으면 판매할 수 없는 음식이기에 뭉티기의 신선도 만큼은 신뢰할 수 있을 듯합니다. 지금은 유명해진 덕분에 수도권이나 다른 지역에서도 맛볼 수 있는 메뉴가 되었으며 서울이나 경기 지역에선 육사시미, 전라도에선 생고기 등 서로 다른 이름으로 불립니다.
소 혈관 구워낸 오드레기
씹을 때 오독오독 소리가 나서 ‘오드레기’라고 불리는 이 음식도 경상도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입니다. 소 혈관에 해당하는 부위로 설탕, 소금, 청주로 양념을 한 뒤에 연탄불 위에 직화로 구워내는 방법으로 요리되는데요. 소 한 마리 당 200~600g밖에 나오지 않는 특수부위이기 때문에 뭉티기와 함께 대구에 가면 꼭 먹어봐야 할 음식으로 꼽힙니다. 앞서 백종원이 한 방송을 통해 오드레기를 대구를 대표하는 술안주라고 극찬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죠.
시원함이 일품인 배추전
‘배추전’이라고 하면 생소한 이들이 많겠지만 경상도 사람들에겐 익숙한 음식입니다. 식용유를 두른 팬에 배추를 지진 것을 말하며 초간장을 곁들여 먹는데요. 다른 지역에서는 배추로 전을 부칠 경우 물이 생기기 때문에 즐겨먹지 않으나 안동을 비롯한 경북 지역에서는 배추의 고유한 단맛과 시원한 식감 때문에 선호하는 음식입니다. 경북지역에선 주로 배춧잎을 칼등으로 두드려 소금 간을 배게 만들며 막걸리와 함께 즐겨 마신다고 합니다.
바삭하게 튀겨낸 김밥
김밥 튀김하면 계란 물을 입힌 김밥을 프라이팬에 노릇하게 구워 먹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경상도에서 먹는 김밥 튀김은 말 그대로 일반 김밥에 튀김 옷을 입혀 기름에 바삭하게 튀겨낸 것을 말합니다. 김말이와는 엄연히 내용물이 다르며 경상도 분식점에서 주로 판매되는데요. 김밥에 약간의 고소한 맛이 추가되고 여타 튀김과 마찬가지로 간장이나 떡볶이 양념 등에 찍어 먹을 수 있어 즐겨먹는 음식이라고 하네요.
지지듯 구워낸 납작 만두
납작 만두도 대구와 경상도를 제외하면 거의 판매하는 곳이 거의 없습니다. 이름처럼 납작한 만두로 얇은 만두피에 다진 파와 부추, 당면을 넣고 만든 음식인데요. 사실 일반 만두와는 달리 속이 채워지지 않아 무미에 가까운 듯한 맛이 특징입니다. 철판에 지지듯이 구워낸 후 고춧가루와 양파를 넣은 간장을 뿌려서 먹는 음식으로 인기를 끌었죠.
특히 최근에는 분식점에서 많이 판매하다 보니 매운 떡볶이 국물과 잘 어울리는 음식으로 정착했는데요. 대구 전통시장에서도 쉽게 만나볼 수 있으며 떡볶이나 매운 채소를 넣고 즐기는 별미 음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대구에는 60년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납작 만두 집이 무척 유명합니다.
안동 향토음식 건진국수
경북 안동의 향토 음식인 건진국수도 있습니다. 부르는 명칭은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며 안동국수라고 부르는 이들도 있죠. 콩가루를 사용하여 최대한 얇게 밀고 썬 국수를 삶아 찬물에 씻어 건진 상태에서 육수를 붓고 고명을 얹어 양념장으로 간을 맞추어 먹는 음식인데요. 따뜻한 육수에 내오는 것을 안동국수, 차가운 육수에 내오는 것을 건진국수로 구분해 말하기도 합니다.
건진국수는 밀가루와 콩가루를 4:1 비율로 반죽하여 아주 가늘게 칼로 썰어 내는 면이 특징입니다. 면발이 입에 들어가면 녹을 정도로 얇게 썰어내야 하기 때문에 만들기 어렵기로도 소문이 나있죠. 면이 툭툭 끊겨 선호하지 않는 이들도 있지만, 씹을수록 콩가루 특유의 고소함이 느껴져 마니아층이 많은 음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