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여행자들의 로망이 가득한 도시 중 세 손가락 안에 꼽히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프랑스 파리인데요. 그중에서도 ‘에펠탑’은 단연 최고의 랜드마크이자 야경 명소로 여행객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곳입니다. 에펠탑은 멀리서 봐도 아름답지만 전망대로서의 본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어 1년 내내 관광객으로 붐비는 곳이죠.
파리를 한눈에 담기 위해 여행객들은 약 200m에 달하는 2층 전망대에 오르곤 합니다. 에펠탑의 전체 높이는 약 320m로 알려져 있지만 사람들은 보통 전망대가 방문할 수 있는 최대 높이라고 생각하죠. 그런데 100m 이상 남은 전망대 위로 또 다른 공간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가 되었는데요. 오늘은 에펠탑 정상에 숨겨진 공간의 비밀을 파헤쳐 보았습니다.
에펠탑 꼭대기에
자리한 아파트
에펠탑을 세운 사람은 프랑스의 유명 건축가 구스타브 에펠입니다. 현재 에펠탑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건축물로 자리하고 있지만 착공 당시에는 ‘고철 덩어리’, ‘흉물스럽다’라는 말까지 들을 정도로 반대가 심한 철탑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스타브 에펠은 적은 노동력과 저렴한 비용으로 25개월 만에 완공했죠.
구스타브 에펠은 에펠탑 건축을 계획할 때 자신을 위한 공간을 꼭 포함시키고 싶어 했는데요. 바로 이곳이 에펠탑 꼭대기에 위치한 비밀 장소, 에펠의 아파트입니다. 에펠탑은 1930년 이전까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고층 건물이었습니다. 당시 많은 비난을 받은 탑이었지만 그 비밀 공간만큼은 순식간에 ‘세계에서 가장 높은 집’이라는 명성을 얻게 된 것이죠.
아무나 못 들어가는
에펠 하우스
실제로 에펠은 그곳을 생활공간으로 삼아 거주했습니다. 그러나 1890년 건설 직후 에펠은 어느 누구에게도 자신의 집을 개방하지 않았습니다. 비밀스러움이 더해진 공간이 되자 당시 파리의 많은 사람들이 돈을 지불해서라도 방문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는데요. 에펠은 계속해서 거절했죠.
내부 공개를 강력히 거부한 에펠의 고집에도 당당히 출입할 수 있던 사람들이 존재했습니다. 에펠이 직접 초대한 당시 유명 인사들이었는데요. 그중에는 세계적인 발명가 토마스 에디슨도 있었죠. 에펠의 집은 주로 고위 인사들과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모여 회의하는 장소로 사용되거나 고독한 반성을 위한 자신만의 공간으로 사용되었다고 알려졌습니다.
예술 작품부터 실험실까지
고급스러운 내부
에펠이 지낸 아파트는 시간이 갈수록 더 많은 궁금증으로 둘러싸였습니다. 직접 방문한 유명 인사들의 후기만이 그 실체를 알 수 있는 유일한 단서였죠. 질 존스 작가의 책 <에펠탑>에는 유명인들이 그곳에서 보낸 저녁 시간 일화가 담겨있는데요. 그를 통해 내부에는 다양한 목제 가구, 몇 점의 유화 작품들, 화려한 벽지와 고급 카펫에 그랜드 피아노까지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실험실 목적의 작은방도 존재했다고 알려졌습니다. 에펠은 그곳에 기상 관측을 수행하기 위한 장비를 두었습니다. 이 방은 초대되었던 에디슨과 같이 유명 과학자들의 연구가 이루어진 ‘기상학 연구소’ 역할을 한 공간이기도 한데요. 물리학, 기상역학, 풍동 장치, 우주 광선 발견 등 높은 성과를 거둔 연구들이 진행된 곳이죠.
무려 26년만,
대중에게 공개 결정
구스타브 에펠이 그 집을 떠난 이후에도 에펠탑 꼭대기는 계속해서 수년간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2015년 5월, 관광객에게 개방하겠다는 사실이 공식적으로 발표된 이후 현재 티켓을 구매한 이들에 한해 방문이 가능해졌습니다. 꼭대기 층까지 가는 티켓은 2020년 기준 성인 1인당 25.9유로(약 3만 5천 원), 12세~24세 청소년 티켓은 13유로(약 1만 7천 원)에 구매할 수 있죠.
단 해당 공간을 보호하기 위해 관광객들이 직접 들어가지는 못하게 되어있습니다. 창문을 통해서 안을 들여다볼 수 있는 전시 공간으로만 공개되고 있습니다. 내부는 에펠이 사용한 가구들이 그대로 남아있어 당시 분위기가 고스란히 전해지는데요. 이에 설치돼 있는 에펠과 에디슨의 실물 크기 제작 마네킹이 현장감을 더욱 자아내기도 하죠. 1899년 9월 10일 그들의 시간을 재현한 것으로 공간이 가진 의미를 더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