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와 광고에 종종 등장하며 아름다운 배경을 선사했던 서울 관광명소들이 최근 SNS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들은 사실 아무도 찾지 않았던 일명 ‘버려진 장소’였는데요. 이제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는 관광명소들은 알고 보면 서울도시재생사업이 진행되면서 새롭게 탈바꿈한 곳들입니다. 오늘은 깜짝 놀랄 만큼 변화한 도시재생사업 지역들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고가도로 위 공원
서울로 7017
1970년대 산업화 유산인 차량길 서울역고가도로가 47년의 역사를 뒤로하고 지난 2017년 ‘서울로7017’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이곳은 걷고 싶은 사람길을 주제로 지어진 국내 첫 고가 보행길인데요. 서울로 7017은 서울역의 동서를 가로지르는 형태로 지난 70년대 건설된 이후 노후화로 인해 사실상 차량길 기능을 상실했습니다. 이후 90년대 후반부터 교량 안전성 문제가 제기됐고 철거 대신 보행길로 재생하는 방안이 마련된 것이죠.
해당 지역은 이제 매연 가득한 도로가 아닌 살아있는 꽃과 나무로 채워진 공중정원으로 탈바꿈했습니다. 명칭에서도 잘 드러나듯 서울로 7017은 서울역 고가도로가 처음 만들어졌던 1970년대와 보행길로 변화한 2017년을 합쳐 탄생한 이름입니다. 특히 서울로 7017은 서울 곳곳을 17개의 연결로로 잇고 도시를 활기차게 회복시킨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니고 있습니다. 더불어 이 곳에는 인형극장, 정원관리 체험, 거리무대부터 호기심화분, 방방놀이터 등 다채로운 문화 콘텐츠 시설도 설치되었습니다.
어느덧 서울의 랜드마크가 된 서울로 7017은 미국 타임지 ‘지금 당장 경험해봐야 할 여행지 100선’에 선정되었습니다. 그만큼 아름다운 경관은 물론 황홀한 야경을 자랑하는 이 곳에는 지난 2020년까지 3년간 총 2,470만 명이 방문했다고 전해집니다. 게다가 서울로 7017은 서울 도심의 공중 쉼터로 인정받았으며 한국식 먹거리를 판매하는 레스토랑과 카페, 서울로 7017 공식 기념품을 만날 수 있는 ‘서울로 가게’가 위치하고 있어 심심할 틈 없이 즐길 수 있답니다.
핑크뮬리부터 은빛억새까지
상암 하늘공원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하늘공원 또한 도시재생의 대표적인 예로 손꼽힙니다. 서울시는 지난 2015년 월드컵 경기장 맞은편에 위치한 접근금지구역 석유비축기지와 상암동 쓰레기 매립장을 다목적 복합문화공간으로 변화시켰습니다. 상암 하늘공원은 도시재생사업을 거쳐 월드컵 경기장 일대 5대 공원 중 하나로 탈바꿈했는데요. 도심 속에 자연과 문화를 함께 만끽할 수 있는 생태공원입니다.
이 곳은 총 1500여 종의 동식물이 살아갈 수 있는 서식지이며 억새 식재지, 순초지, 암석원, 혼생초지, 해바라기 식재지 등 테마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을에 열리는 하늘공원 억새축제는 서울 대표 공원문화 축제인데요. 매년 10월 은빛 억새꽃이 만발하며 인생샷을 찍기 위한 사람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또한 탁 트인 시야와 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경치로 사계절 내내 산책하기 좋은 명소로 사랑 받고 있습니다. 한편 하늘공원은 서울시 야생동식물 보호구역으로 이용시민 안전과 시설물 보호를 위하여 야간 이용을 제한하고 있으니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뉴트로 감성 가득한
해방촌 신흥시장
해방촌 상권의 중심에 자리한 해방촌 신흥시장은 50년 역사의 전통을 자랑하는 곳입니다. 이 곳은 7-80년 대 수많은 인파로 번성했던 니트사업이 호황을 누릴 당시, 가장 활기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요. 기계 자동화 등으로 인해 산업이 쇠퇴하고 시설이 노후화되면서 지역의 명맥만 유지되고 있었습니다. 그런 용산구 해방촌 오거리 신흥시장이 주민생활과 예술이 공존하는 해방촌 대표 ‘아트마켓’으로 돌아왔습니다.
새로운 모습으로 찾아온 해방촌 신흥시장은 최근 몇 년 새 감각적인 카페와 전자오락실, 가죽 공방같이 새롭게 생긴 ‘힙한’ 가게들과 7~80년대 예전 모습을 간직한 기존 가게들이 공존하며 독특한 뉴트로 감성을 만들어냈는데요. ‘동백꽃 필 무렵’, ‘이태원 클라쓰’, ‘골목식당’ 같은 인기 드라마·예능 촬영지로 유명세를 치렀습니다. 서울시는 올 하반기까지 시장의 낡은 슬레이트 지붕을 걷어내고 밤에도 환한 아케이드 지붕을 설치하고 CCTV, 조명 등을 개선해 더 나은 상권을 조성하는데 힘쓸 계획이라고 합니다.
예술의 섬으로 탈바꿈
서울 노들섬
서울시 용산구에 위치한 노들섬은 19080년대 초반까지 동쪽 모래밭에서 사람들이 피서를 즐기고 겨울에는 스케이트를 타는 등 서울 시민들의 휴식처로 사랑받아 왔습니다. 매해 국군의 날에 섬 주변에서 에어쇼가 열렸고, 지방 관광객들까지 더해져 인산인해를 이뤘죠. 하지만 한강 개발 산업으로 섬과 사람의 거리를 벌려 놓았고 긴 시간동안 한강에 표류하는 ‘외로운 섬’ 정도로 남게 되었습니다.
노들섬은 30년이 흐른 2019년, ‘음악을 매개로 한 복합문화기지’로 개장해 변화한 모습으로 서울시민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노들섬은 섬의 풍경을 해치지 않도록 시설과 프로그램이 조성되었으며 63빌딩과 한강철교의 배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매력을 지녔습니다. 더불어 12만㎡ 면적에 이르는 섬에 490석 규모의 대중음악 공연장과 다목적시설, 음악스튜디오, 노들마당, 옥상 데크 등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시설들이 들어섰습니다.
실제로 커피 한 잔과 책을 놓고 종일 즐길 수 있는 ‘노들서가’, 개성 넘치는 작가와 디자이너의 소품 판매숍들, 음악이 끊이질 않는 ‘라이브 하우스’ 등이 노들섬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노들섬의 대표 전시 공간 ‘스페이스445’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해 오랜 휴관 기간을 지녔던 노들섬은 본격 운영을 재개하여 예술의 숲으로 돌아왔으니 코로나 블루로 지친 마음을 위로하고 오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