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30일부터 5일가량 이어진 한국의 추석 연휴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따라 역대 가장 위험한 연휴로 꼽혔습니다. 지난 1일은 중국의 국경절 연휴의 시작이었는데요. 중국은 9월 8일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했습니다. 베이징시 질병예방통제센터(CDC)는 SNS ‘웨이보’ 공식 계정에 ‘베이징 시민들은 앞으로 야외활동 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히기도 했죠.
사실상 코로나19는 중국 정부의 선언과 달리 세계 곳곳에서 확진 환자 발생이 지속될 정도로 쉽게 꺾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 국민들은 자국의 발표에 따라 국경절을 즐기기 위해 일명 ‘민족 대이동’을 이루었는데요. 연휴 기간 식당 대기 번호가 4천 번 대에 이르는 놀라운 광경이 이어지기도 했죠. 그래서 오늘은 세계의 주목과 코로나 재확산 우려를 동시에 불러일으킨 벌어진 중국의 국경절 상황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현 시국에 관광 장려?
중국의 국경절은 1949년 10월 1일 중화인민공화국의 수립을 기념하기 위한 날로 중국에서는 큰 의미를 가진 날입니다. 중국인들에게 중요한 날인만큼 중국은 국경절을 포함하여 길게는 10~11일간의 연휴가 이어집니다. 올해 중국인들은 총 8일의 연휴 기간을 가졌습니다.
코로나19 이전 중국 연휴 기간에는 여행을 떠난 중국인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국가의 관광 장려에 힘입어 많은 사람들이 국내는 물론 해외여행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이번 국경절 연휴에 역시 중국은 경제 활성화를 위한 소비 장려를 목적으로 연휴 기간 내 국내 여행을 장려했습니다. 자국의 코로나 종식 선언에 따라 각 지역은 관광객 유치를 위해 다양한 축제와 할인 이벤트를 준비하기도 했죠.
해외여행 못 가니
국내여행 선택
코로나로 인한 해외 여행길이 막히자 중국인들은 국내 여행지를 찾아 떠났습니다. 연휴 기간 내 중국 여행객 수는 약 6억 명으로 집계되었습니다. 관광 업계에 따르면 관광 수입 역시 전년 수준을 회복했다고 알려졌는데요. 국경절 연휴 중국 내 관광 수입은 한화 약 53조 8천억 원에 달하는 금액으로 산정되었습니다.
코로나 발원지인 후베이성 또한 지난해의 85.5%까지 회복되었다고 밝혀 놀라움을 안겼는데요. 해외여행 금지의 여파로 국내 여행객이 급증하면서 지난 해보다 오히려 관광 수입이 증가한 지역도 존재했습니다. 중국 구이저우성 관광마을 관계자는 연휴 첫 3일 동안 3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방문했으며 7~8개의 공연을 매일 새롭게 준비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방역 수칙 무시된 지역축제
지난 9월 우한 마야 비치 워터파크에서 열린 지역 축제는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을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방역 수칙이 지켜지지 않아 논란이 되었습니다. 우한시는 “지난 5월 이후 지역사회 감염자가 추가로 나오지 않았다”라고 말하며 국경절 연휴에 개최된 ‘2020 우한 맥주축제’ 역시 문제없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하루에 약 1만 5천 명꼴로 총 10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한 해당 축제에서는 엄마가 아기 마스크를 벗기는 장면이 언론에 포착되며 한 번 더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매년 4월 개최되었던 항저우 국제 만화 애니메이션 페스티벌(CICAF)는 코로나19를 이유로 날짜를 연기하다 국경절 연휴에 개최를 결정했습니다. 온, 오프라인 관객은 총 1천86만 명에 달했으며 현장에는 약 74만 명이 방문했습니다. 항저우 이외 또 다른 중국 대도시 베이징에서 역시 첫 국제 모터쇼를 개막했는데요. 많은 인파 탓에 ‘거리두기’는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두 축제는 코로나19 감염 우려 속에서도 대규모 실내 행사로 진행되어 문제가 되기도 했죠.
4시간 넘는 식당 대기시간
중국 지역 관광객 증가에 따라 지역 내 식당에 몰리는 인파도 많았습니다. 후베이 창사에 있는 한 샤오룽샤 전문점은 대기번호가 4천 번을 넘어서는 일까지 벌어졌는데요. 베이징 번화가의 한 프랜차이즈 식당에서도 대기자 수가 900명을 넘어섰습니다. 관광지 주변의 인기 식당에서는 관광객들이 평균 4시간 넘게 대기해야 하는 일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식당을 찾는 사람들만 수 백 명에 이른 사례를 통해 중국 국경절 연휴의 ‘대이동’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데요. 상하이 번화가 교차로에는 많은 인파 속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경찰이 투입되기도 했습니다. 수 천 명의 투입된 경찰들은 일명 ‘인간 벽’을 만들어 사람들이 안전하게 횡단보도를 건널 수 있게 도왔죠.
중국인들은 각종 개인 SNS를 통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며 국경절 연휴에 대한 여행 인증 글 및 사진을 게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집단 모임을 넘어 대규모 축제까지 개최한 중국 연휴에 대한 세계의 반응은 걱정뿐인데요. 사실 중국의 코로나 확진자 통계 신뢰성은 많은 의문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이번 중국의 연휴가 코로나 재확산으로 이어질지 자국의 방역 성공을 증명할 수단이 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