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물가와 맛있는 음식, 친절한 사람들과 함께 소박하고 느린 여행이 가능한 나라 불가리아.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소피아를 품고 있는 불가리아는 늦은 개발 덕분에 잘 보존된 천혜의 자연을 만날 수 있는 여행지입니다. 소박하지만 품위가 깃든 건축물과 ‘장미꽃의 성지’답게 아름다운 장미밭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죠.
한편 번잡하지 않으면서도 독특한 도시의 매력이 가득 넘치는 불가리아에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보면 깜짝 놀랄 만한 문화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1인당 0.5유로, 약 600원의 사용료를 내고 사용하는 유료 화장실을 꼽을 수 있는데요. 이 밖에도 처음 불가리아를 여행하는 사람들이 당황하는 포인트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불가리아 지하 상점
불가리아를 여행하면 만날 수 있는 독특한 풍경으로 ‘지하 상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좁고 낮은 문 앞에서 무릎을 꿇은 채 물건을 구매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독특한 풍경으로 다가오는데요. 불가리아 번화가에서 종종 마주칠 수 있는 이곳은 스낵이나 음료 등을 판매하는 노점상입니다. 건물 지하에 설치된 상점에서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 손님들이 무릎을 꿇어야 하기에 ‘Kneeling Boutiques’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죠.
1990년대 불가리아 소피아의 가장 번화한 거리를 중심으로 생겨나기 시작한 이 노점상들은 현재까지도 운영되고 있습니다. 불가리아는 1989년 공산체제가 정식으로 무너지며 사적 소유권의 합법화 시대를 맞았는데요. 개인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지만 높은 임대료를 지불할 수 없었던 불가리아인들이 오래된 건물 지하에 상점을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오늘날의 독특한 풍경이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상점들 상당수는 버스 정류장이나 지하철역 등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곳에서 손님들은 간식, 음료를 비롯한 먹을거리부터 휴지나 치약, 세제와 같은 생필품까지도 구매할 수 있는데요. 일부 가게에선 신발 수리나 세탁 서비스도 이용 가능하죠. 게다가 24시간 운영하는 가게들도 많아 편의성이 높습니다.
고개 젓는 건 ‘YES’ 사인
이외 불가리아 여행 중 만날 수 있는 독특한 포인트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불가리아는 대부분의 나라와 다르게 고개를 좌우로 저으면 “예’, 아래위로 끄덕이면 ‘아니오’라는 표현으로 사용됩니다. 이는 불가리아에 여행 간 많은 관광객들이 가장 적응하기 어려워하는 부분이기도 한데요. 이 같은 제스처가 생겨난 배경은 과거 동유럽에서의 유대인 학살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자신의 신분을 숨기기 위해 일부러 반대로 제스처를 취하면서 고착화되었다는 설이 유력하죠.
불가리아의 수도 소피아에서 만날 수 있는 독특한 풍경도 존재합니다, 소피아는 불가리아에서 가장 큰 도시이자 유럽에서 가장 역사가 긴 수도 중 하나로 꼽힙니다. 덕분에 소피아에는 오래된 지난날의 번영을 말해주는 돌로 포장된 도로와 유적들이 남아있는데요. 우리나라에선 잘 볼 수 없는 돌 포장도로가 낯설게 다가오곤 하죠.
요구르트로 유명한 나라
사실 불가리아는 오래전부터 판매되고 있는 남양유업의 ‘불가리스’라는 제품 광고를 통해 우리에게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요구르트를 사랑하는 ‘장수의 국가’라 불리는 불가리아에서 현지인들은 실제로 물 마시듯 요구르트를 즐겨 먹는다고 하는데요. 마트에 가면 농도별로 수십 가지의 요구르트가 비치되어 있습니다.
현지의 요구르트를 맛본 이들은 우리에게 익숙한 맛보다 훨씬 시다고 표현했는데요. 발효 음식 문화가 발달한 덕분에 현지인들은 시게 느끼지 않는다고 하죠. 유산균으로 요구르트를 만드는 방법도 꽤 독특합니다. 산수유 나뭇가지를 꺾어 우유에 푹 꽂아 따뜻한 곳에 두면 요구르트가 완성된다고 하죠. 여행객 중 신 음식을 못 먹는 이들이라면 생으로 먹기보다 과일 통조림이나 시럽을 구매해 섞어먹는 방법도 있습니다.
한편, 불가리아는 유럽에서도 최하위권의 저렴한 물가를 자랑하기에 일 인당 1~2만 원 정도면 고급 레스토랑에서 풀코스로 식사를 즐길 수 있습니다. 특히 와인은 프랑스나 이탈리아, 스페인 같은 유럽의 와인 강국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맛과 질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이중 마부르드라는 와인 브랜드는 불가리아 현지에서만 나는 토착 포도 품종으로만 양조된다고 하니 불가리아를 여행한다면 한 번쯤 시음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