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1,500만 명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나라는 중국이었습니다. 약 479만 명으로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31.2%를 차지했죠. 이는 실제로 전 해인 2017년보다 14.9% 증가한 수치로 한국 관광시장에서 중국 관광객은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한국을 방문한 유커들의 여행 만족도는 어땠을까요? 중국인들이 말한 한국 여행의 실상을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단순 관광보다는 성형 목적
근래 들어서는 단순한 관광보다는 성형, 의료 때문에 한국을 더 많이 방문하는 추세입니다. 오죽하면 중국인 유커 사이에서 의료 관광이라는 용어도 생겨났을 정도인데요. 실제로 중국인들에게 한국은 성형 강국이라는 이미지가 강하게 박혀 있죠. 한국이 성형의 중심으로 이미지를 굳히게 된 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는데요.
한국 연예인들의 성형, 강남을 비롯한 서울 명소 곳곳에 넓게 분포된 성형외과의 수가 대표적입니다. 실제로 성형을 목적으로 관광을 오는 중국인들의 비중도 매년 증가되고 있습니다. 중국 성형미용협회에 따르면 2016년 한국에서 성형 수술을 받은 중국인은 무려 5만 6천 명으로 집계됐죠. 이 비중 또한 매년 10%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쇼핑 관광 비중 가장 높아
쇼핑이나 구매대행을 위해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의 비중도 높습니다. 특히 구매 지수가 높은 2,30대 여성 소비자들은 쇼핑 중에서도 주로 화장품을 구매하기 위해 한국에 오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는 다른 나라 관광객들과 비교할 수 없는 중국인 유커들의 막강한 소비력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한국관광공사의 통계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은 다른 나라 관광객들의 두 배 이상인 1인당 평균 2,200달러(한화 260만 원)를 소비하고 돌아갑니다.
공항에서 짐을 한가득 싣고 떠나는 중국인 여행객들을 많이 보셨을 텐데요. 아예 구매대행을 위해 한국을 방문하는 인파도 적지 않습니다. 해외 구매대행은 보통 항공편이나 배를 통해 운반되지만 중국의 경우 사람이 직접 운반하여 물건을 가져오는 방식인데요. 구매대행으로 인한 수입이 좋은 편이기 때문에 중국 스튜어디스나 유학생, 여행 가이드들이 주로 진행하고 있죠.
만족도나 재방문율 낮아
하지만 한국 여행에 대한 만족도나 재방문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민망이 중국인 관광객 23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을 다시 찾는 비율은 20%로 낮은 수치를 보였습니다. 조사 결과 한국을 두 번 이상 방문한 여행객은 전체 응답자 중 42%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죠. 쇼핑 위주의 관광을 하다 보니 기억에 남는 관광지가 없다는 점이 주요 요인으로 꼽혔는데요.
대부분 관광객이 기억에 남는 관광지가 어디냐는 질문에 선뜻 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서울이나 제주도 말고는 갈 만한 곳이 없는 것 같다고 답한 유커들도 있었죠. 한국 여행에 만족한다고 답한 비율도 43.95%에 불과했는데요. 여행 만족도 평가 항목 중 치안, 위생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고 이외 숙박이나 언어 서비스 부분은 만족도가 낮은 결과를 보였습니다.
숙박, 음식에 대한 불만족
특히 숙박 면에서 가성비 있는 숙박업소가 부재하다고 응답했습니다. 고급 호텔은 넘치지만 유커들이 원하는 합리적인 가격의 숙박이 부족한 탓인데요. 무허가 호텔, 게스트하우스 등 불법 숙박업소와 수준 미달 객실에 실망하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습니다.
같은 설문조사에서 유커들이 가장 불만족한 사항은 음식으로 나타났는데요. 국내 관광시장에서 가장 큰 손인 중국인 관광객들의 한국 음식 선호도는 100점 만점에 70.00점으로 낮은 평가를 내렸습니다. 이들은 대체로 음식 선택지가 좁다는 평을 내놨는데요. 중국인 관광객들이 다른 국가 관광객에 비해 저렴한 패키지여행을 많이 하는 탓에 값싼 음식점에서 식사를 한 원인도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용 불편한 한국 어플
유커들은 한국 여행 시 도움을 주는 어플 사용 시에도 불편이 따른다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이들은 관광 시 필수 설치 앱인 지하철 앱, 지도 앱 등을 사용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자국의 어플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한국 지도 어플의 경우 제대로 된 중국어 번역 시스템이 탑재되지 않아 사용에 불편함이 있다고 설명했죠. 또 한국 여행 만족도 설문에서 응답자 중 40.18%가 유명 관광지 내의 중국어 안내 및 표지판에 대해서도 불만족을 표시했습니다.
서울, 제주에 편중된 여행
유커 방문 지역도 서울과 제주에 편중되는 경향을 보였는데요. 지난 2016년 한국관광공사의 통계에 따르면 중국 유커 중 78.77%가 서울을 방문했고 제주도는 7.72%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지방 도시를 방문한 비중은 현저히 낮았죠. 외국인들의 기억에 남는 국내 관광지 또한 동대문시장, 남산타워, 홍대 등에 국한되는 등 서울 도심권만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방 도시도 가보고 싶지만 인프라 부족으로 선뜻 가지 못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는데요. 숙박, 언어 서비스 등도 문제지만 특히 교통이 문제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 중국인 유커에 따르면 “포항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대중교통 이용 시 노선이 복잡하고 영어나 중국어 등 외국어 표기가 전혀 없어 당황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한국관광공사가 관광불편신고 사항을 종합한 데에 따르면 교통 관련 불편 신고가 총 249건으로 전체의 28%를 차지했는데요. 부산, 경기도, 강원도 등 지방 도시들은 제도 개선 및 혁신을 통해 보다 나은 관광 인프라 구축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