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온천 여행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여행지는 일본입니다. 온천 여행지만 100곳이 넘을 정도로 일본의 온천은 유명한데요.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교외 지역의 고요하고 한적한 온천을 선호하지만 최근에는 도심 속에서도 온천을 즐길 수 있다며 이를 찾아가는 사람들도 많죠.
하지만 그중 온천이라 해서 들어간 곳이 한국의 대중목욕탕과 다를 바 없어 실망했다는 후기도 존재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일본에서는 온천과 대중목욕탕의 기준이 따로 존재하는 것인지 그 궁금증을 풀어보았습니다.
일본 온천의 조건
일본 온천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지하에서 솟아 나오는 온천수를 원천으로 사용한 목욕탕입니다. 구체적으로는 땅에서 용출된 물, 수증기, 그 외 가스 중 규정량 이상의 화학성분이 포함되어 있어야 하는 것이죠. 리튬 이온, 수소 이온 등 19가지 특정 성분 중에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온천이라고 말합니다.
온천법에 의하면 물의 온도가 25도 이상인 것을 온천으로 정의합니다. 우리가 아는 온천수는 지하 마그마 열로 데워진 물인데요. 사실 일본 기준에 따른 온천은 우리가 생각하는 온천과 조금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느 땅이든 깊게 파면 평균 11도의 지표면 물 온도는 100m당 약 2.5도씩 상승합니다. 즉 땅 밑에 마그마가 없더라도 일정 깊이로 패인 땅에서 나오는 지하수라면 온천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죠.
‘온센’과 다른
대중목욕탕 ‘센토’
우리가 흔히 말하는 온천은 일본어로 ‘온센’입니다. 여행객들 중에는 외관이나 분위기가 한국의 대중목욕탕과 조금 차이가 날 뿐 비슷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그러나 일본에는 대중목욕탕이 따로 존재하며 온천과 명확히 구분 짓고 있죠.
일본의 대중목욕탕의 명칭은 ‘센토’입니다. 센토는 한국과 동일하게 ‘공동으로 사용되는 목욕탕’의 뜻을 가지고 있죠. 센토는 온천보다 지역 주민이 많이 온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주민끼리 욕조 안에서 대화를 나누고 한가로움을 즐기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어 온천보다 서민 문화가 깊게 느껴지는 곳입니다.
일본의 대형 스파? 슈퍼 센토
한국의 대형 찜질방은 사우나 이외에 수면실, 안마의자, 다양한 먹거리 등을 제공하며 외국인들에게는 이색적 체험공간인 ‘코리안 스파’로 소개되기도 합니다. 일본에도 이와 비슷한 ‘슈퍼 센토’가 존재합니다. 일본 내에서 ‘건강랜드’라고 불리기도 하죠.
슈퍼 센토에는 식사와 휴게 공간이 갖추어져 있는 것이 일반 센토와 다른 점입니다. 한국과 비슷하게 마사지기, 만화, 컴퓨터 등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과거에는 양쪽 탈의실을 지키는 관리자 ‘반토’에게 입욕료를 지불한 후 입장했는데요. 현재는 반토의 존재가 줄어든 추세이며 일본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매표기를 통해 표를 구입한 후 프런트 직원에게 건네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온천 전문가가 공개한
일본 온천 실태
최근 일본의 온천 전문가 고모리다케노리의 발언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는 목숨 걸고 평생 전국 1만 3천여 개의 온천을 다녔으며 이 중 단 1%만이 제대로 된 온천이라고 말했는데요. 이어 일본의 온천 업자들이 강력 소독제를 사용하고 있으며 온천수에 일반수를 섞어 운영하는 곳이 많다고 전해 충격을 안겼죠.
강력 소독제는 과거 일본 온천에서 온천물을 자주 갈아주지 않아 레지오넬라균이 발견된 이후부터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일본에서는 법적으로 일주일에 한 번만 환수를 해도 문제가 되지 않아 온천물에 각질과 이물질이 가득한데도 강력 소독제로만 해결하는 곳이 많다는 것이죠.
일본에서는 온천수가 단 1%만 넘어가도 온천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일반수를 섞어 운영하는 것도 문제가 없게 됩니다. 고모리다케노리의 양심고백으로 연간 1억 3천만 명이 방문하는 일본 온천의 일부 엉터리 운영 실태를 알 수 있었는데요. 피부와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일본 온천, 자세히 알아보고 떠난다면 마냥 즐길 수만은 없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