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하나에 1300원? 이탈리아에서 집 한 채가 1유로에 팔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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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럽에서도 코로나19 재확산이 일어나며 유럽의 주요국들의 누적 확진자 수가 평균 100만 명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그중 일일 신규 확진자는 11일 기준 이탈리아가 약 2만 5천 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급기야 의료시스템 붕괴 위기에 처했다는 이탈리아 국가의사협회의 발표도 전해졌는데요. 한편 이탈리아에서는 집 한 채가 1유로에 팔린다는 소식이 동시에 등장하며 충격을 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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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치솟는 부동산과 달리 이탈리아에서는 약 1300원에 집을 살 수 있는 지역이 나타난 것입니다. 이 지역은 ‘건강하고 안전한’의 뜻을 가진 아랍 단어 ‘살람’에서 유래된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요. 그러나 실상은 위기가 가득한 지역이었죠. 오늘은 집까지 헐값에 팔리고 있다는 이 지역의 사연을 담아보았습니다.

커피보다 낮은 가격
살레미 마을의 주택 경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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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지중해 여행의 떠오르는 지역 중 한 곳은 이탈리아의 시칠리아입니다. 시칠리아는 이탈리아의 자치주이자 지중해 최대 규모의 섬인데요. 최근 시칠리아의 남서부에 위치한 살레미 마을에서 예정 중인 주택 경매가 화제를 모았습니다. 집 한 채의 경매가는 커피 한 잔보다 낮은 가격인 1유로(한화 약 1300원)부터 시작한다는 사실이 충격을 안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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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에 오르는 건물들은 살레미 마을에서 버려진 집입니다. 살레미 마을을 포함한 시칠리아 곳곳에서는 지속되는 인구 감소 문제가 그 원인이었습니다. 1968년 시칠리아의 벨리스 밸리에서 큰 지진이 발생한 이후 50년간 약 4천만 명에 달하는 주민들이 빠져나갔습니다. 해외여행객들로부터 관광지로 재조명되긴 했지만 시칠리아의 인구 유입은 크게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이곳에는 주인 없는 집들만이 남게 된 것이죠.

‘유령 도시’ 막기 위한
정부의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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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유로에 집을 판매하는 일명 ‘살레미 프로젝트’는 사실 이탈리아 정부에서 주관하는 정책입니다. 관광지로 부상하기 이전에 시칠리아는 정부의 대대적인 투자에도 불구하고 다른 지역들에 비해 저개발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2015년 기준 1인당 GDP는 1만 7600유로(한화 2천3백만 원)로 이탈리아 전체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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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정한 지역 경제에 인구감소까지 진행된 시칠리아는 올해 코로나19 영향으로 관광 수요까지 끊기자 비상이 걸리게 된 것입니다. 때문에 빈집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해 이탈리아 주민들을 다시 유입시키기 위한 계획을 수립한 것이죠. 도메니코 베누티 시장은 ‘이곳의 모든 주택은 시의회 소유여서 간단한 절차를 거쳐 빠르게 판매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도로, 전기, 하수 서비스 등을 정비해 낡은 시설들을 복구했다고 밝히며 마을의 새로운 변화를 알렸습니다.

1유로 빈집 프로젝트의
까다로운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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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원짜리의 빈집 판매는 아무리 저렴한 가격이어도 몇 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만 구매가 가능합니다. 우선 경매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주택 개조 계획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구매자가 3년 이내에 집을 개조한다는 조건으로 1유로에 판매한다는 것이죠. 다만 살레미 마을에 직접 가지 않더라도 매물의 위치와 상태를 알 수 있도록 했는데요. 시칠리아 시의회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며 경매 신청서 양식을 다운로드해 참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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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레미 마을의 1유로 빈집들은 한 명의 구매자가 두 채 이상 구매하는 것이 허용됩니다. 미래 활발한 관광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숙박업 등 영업 목적으로 주택 용도를 변경하려는 구매자들에게는 세액 공제 혜택이 주어지기도 하죠. 단 보증금도 필수조건입니다. 구매자는 경매 낙찰 시 보증금 3천 유로(한화 약 4백만 원)를 지불해야 하는데요. 보증금은 3년 내 주택 개조를 완성하면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함께 희망을 걸어보는
이웃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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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주관의 시칠리아 살레미 마을 빈집 프로젝트는 현재 그 전망을 높이 평가받고 있습니다. 해발고도 450m에 위치해 여름에도 비교적 시원한 기후를 가지고 있어 환경적인 조건이 우수합니다. 또한 17세기 문화 유적지와 지리적으로 가까워 역사 유적지로서의 가치도 높은데요. 마을 곳곳의 중세 바로크 양식 건물들과 푸른 지중해를 감상할 수 있는 장점이 가득한 마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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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레미 마을의 빈집 프로젝트는 사실 다른 마을인 무소멜리, 비보나 마을에서 지난해 먼저 진행된 적이 있습니다. 같은 인구 감소 문제로 인해 비보나 마을은 12채를, 무소멜리 마을은 100채를 1유로에 판매했죠. 지난 7월에는 이탈리아 남부 칼라브리아주 친퀘프론디도 프로젝트를 앞서 시작한 바 있습니다. 처음에는 ‘중세식 주택의 보존’이 명분이었으나 현재는 도시 재생 및 지역 경제 활성화의 취지를 더욱 살리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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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과 정부의 희망을 품고 진행 중인 이탈리아의 1유로 빈집 프로젝트. 해당 빈집들은 소박하고 작은 규모이지만 경매가는 물론 정책 수수료 및 개조 비용도 저렴한 편이기 때문에 많은 이들의 관심을 얻고 있는데요. 향후 프로젝트의 성공 및 해외여행 재개와 함께 관광명소로서의 도약을 펼칠 시칠리아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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