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미세먼지 상황이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매일 아침 미세먼지 앱으로 하루의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하는 게 생활 습관으로 굳어졌습니다. 미세먼지는 크기가 너무 작아 혈액에도 침투가 가능한데요. 장기간 노출될 경우 천식과 폐 질환, 심혈관 질환 등의 질병을 유발합니다. 심지어 암 발병률까지 높아지죠. 하지만 2021년 가을, 한국의 공기는 어느 때보다 깨끗한 상황입니다. 갑자기 미세먼지가 사라진 이유 무엇일까요?
역대급으로
미세먼지 없는 가을
추석 연휴 이후 가을이 완연해지면서 미세먼지 없는 가을 날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미세먼지가 사라지면서 매일 청명한 하늘을 만날 수 있는데요.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초미세먼지 농도는 미세먼지 측정을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미세먼지 역시 지난해 9월에 비해 64%나 감소했죠.
보통 가을은 국내의 대기 영향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다른 계절에 비해 낮은 편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올해 가을의 미세먼지 농도는 12.43㎍/㎥로 지난 5년간의 국내 미세먼지 농도를 비교했을 때 확연하게 낮은 수치입니다.
모든 미세먼지는
중국 때문?
미세먼지 수치에 대해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평소보다 깨끗한 복동풍 계열 풍향이 많이 발생해 중국 영향을 적게 받았고 풍속도 이전보다는 높은 편”이라고 전했는데요.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의 전력난이 심해지며 공장이 멈춘 것이 미세먼지 감소의 원인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현재 중국은 호주와의 무역 갈등으로 석탄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그동안 중국은 석탄의 수요 대부분을 호주에 의존했는데요. 올해 초부터 무역 갈등을 겪었고, 결국 중국은 호주산 석탄 수입을 금지시켰죠. 석탄 수입량이 급감하면서 중국의 동북 지방은 도로 신호등이 꺼지고, 아파트 엘리베이터가 멈추는 등 심각한 전력난을 겪고 있습니다.
중국의 전력난은 일반 가정뿐 아니라 공장까지 멈췄는데요. 중국에 위치한 애플 납품 공장들도 모두 생산이 중단됐으며, 선양에서는 공장들에게 평소 전력의 15%만 사용하라고 지시한 상황입니다. 이에 대해 해외 매체에서는 “중국의 전력난이 헝다 사태를 넘어서는 다음의 경제 충격이 될 수도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실내 미세먼지는
아직도 심각해
중국의 공장이 멈추면서 국내 미세먼지가 농도가 줄었다는 주장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바람이 불거나 기압골이 높으면 대기가 순환하며 미세먼지가 잘 쌓이지 않는 효과가 있다”라며 “정확한 인과관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중국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강해지는 11월 이후 겨울철 미세 먼지 농도를 분석하는 게 필요하다”라고 전했습니다.
실외의 미세먼지 농도는 좋아졌지만 아직 실내 미세먼지는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지하철역 미세먼지는 심각한 수준인데요. 지난 29일 조사 결과 지하역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 수치가 바깥공기보다 무려 28배나 높았습니다. 특히 미세먼지 수치가 높은 지하철역은 미아역, 종로 5가 역 등 대부분 개통 시기가 오래된 1호선과 4호선 역들이었죠.
국내 미세먼지 농도에 대해 누리꾼들은 “확실히 지하철 들어가면 공기가 안 좋은 게 확 느껴진다” “중국이 공장 멈추자마자 미세먼지 좋아지는 게 참….” “누가 봐도 중국 때문에 미세먼지 좋아진 거 같은데”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