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이 코앞으로 훌쩍 다가왔습니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휴가를 떠나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바캉스는 새하얀 모래 백사장과 푸른 바다가 펼쳐지는 해수욕장으로 향하곤 하는데요. 그중에서도 하얀 모래 대신 검은 모래로 가득 차 왠지 모르는 신비함을 뽐내는 해변이 최근 사람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오늘은 국내외에 위치한 검은 모래 해변을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주 화산섬의 삼양해수욕장
가장 먼저 살펴볼 곳은 화산섬 제주도로 향해야 합니다. 제주도는 한라산과 오름, 바다와 숲 등 때 묻지 않은 자연이 아름다운 풍광을 빚어내는데요. 그런 제주도 제주시 삼양동에는 다른 곳에서 만나볼 수 없는 특별한 검은 모래해변이 있습니다. 바로 ‘삼양 해수욕장’입니다. 삼양해수욕장은 제주도의 다른 해수욕장보다 상대적으로 관광객들에게 덜 알려진 곳이어서 소박하고 물이 깨끗한데요. 특히 패사가 아닌 화산암편과 규산염광물이 많은 세립질 모래로 이루어져 있어 함덕, 표선, 협재 해변과는 대조를 이루는 어두운 색감을 지니고 있죠.
이곳의 검은 모래는 해안 주변에 분포하는 화산암이 오랜 기간 파도 침식작용에 의해 만들어진 것들과 하천을 통해 운반된 것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 속에는 감람석, 휘석, 감석섬, 흑운모 등의 광물들이 많아 전체적으로 어두운 검은색을 띠게 된 것이죠. 또한 현무암으로부터 떨어져 나온 암편과 광물들이 해양생물 파편보다 무거워 파도에 의해 멀리 운반되지 않고 연안에 잔류해 검은 모래사장이 발달할 수 있었습니다.
삼양 해수욕장의 반짝이는 검은 모래는 백사장보다 열을 많이 흡수하게 되는데요. 모래가 태양열에 뜨거워졌을 때 그 안에 몸을 파묻고 찜질을 하면, 관절염 및 신경통이 누그러지는 효과가 있다고 전해졌습니다. 그래서 매년 여름이면 많은 사람들이 검은 모래 안에 몸을 파묻고 찜질을 즐기는 풍경을 심심찮게 볼 수 있죠.
제주에서는 이를 ‘모살뜸(모래뜸)’이라고 부르며 여름마다 검은 모래를 테마로 해변 축제가 열리기도 합니다. 실제 삼양해변 방문자는 붉은 저녁노을과 검은 모래가 만나 펼쳐지는 이색 풍경은 제주에서 볼 수 있는 풍경 가운데 손에 꼽을 수 있다고 평했습니다.
여수 밤바다의 배경지 만성리 해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장범준의 노래 ‘여수 밤바다’ 속 배경지가 만성리해수욕장으로 알려지며 화제인데요. 길이 540m, 폭 25m 정도의 그리 크지 않은 아담한 해수욕장이지만 국내에서 보기 드문 검은 모래 해변으로 더욱 입소문을 타고 있습니다. 만성리 해수욕장은 여수엑스포역으로부터 3km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고 있으며 대중교통을 이용 시에도 2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 가까운 거리에 있습니다.
이곳으로 향하게 되면 가장 먼저 하얀 천막의 이국적인 갈대 파라솔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검은 모래와 대조를 이루며 나란히 놓인 나무 빛깔의 파라솔은 마치 동남아에 와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죠. 덕분에 낮에는 한여름의 더위를 피하며 시원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바다를 따라 레일바이크도 탈 수 있어 풍경을 감상하며 색다르게 즐겨보는 것도 좋습니다.
만성리 해수욕장의 검은 모래는 철 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어두운색을 띤다고 하는데요. 해당 모래는 신경통과 각종 부인병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음력 4월 20일은 ‘검은 모래 눈 뜨는 날’이라는 민간 풍습이 있어 이날이 되면 전국에서 모래찜질을 하기 위한 사람들이 모여든다고 하죠.
다만 현재 만성리 해수욕장의 검은 모래는 파도 및 관광객들의 도난 등으로 많이 유실된 상태입니다. 이 때문에 10년 전과 비교하면 훨씬 옅어진 색감을 지니고 있는데 검은 모래를 기대했다가 실망한 관광객들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거친파도와 검은모래가 공존하는 아이슬란드
아이슬란드 최남단으로 여행을 가면 인구가 약 300명 정도의 소규모 지역 Vik 마을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 마을의 해변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검은 모래 해변 중 하나로 유명한데요. 다름 아닌 ‘레이니스파라 해변’입니다. 레이니스파라 해변은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청춘’에서도 등장하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는데요. 화산에서 유래된 모래의 입자가 매우 곱고 진한 검은색을 띠고 있어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안겨줬습니다.
더불어 레이니스파라 해변에서는 제주도에서 볼 수 있는 주상절리를 구경할 수 있습니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볼 수 있는 거대한 바위는 단면의 모양이 오각형, 육각형 등 긴 기둥 모양을 이루고 있는 주상절리 바위입니다.
그곳에는 안쪽으로 깊게 파여진 작은 동굴도 있죠. 산처럼 크게 솟아있는 바위와 검은 모래의 조화는 왠지 모를 웅장함을 자아냅니다. 한편, 레이니스파라 해변의 파도는 매우 거세기 때문에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고 합니다.
최고의 휴양지 하와이의 검은 해변
하와이는 하얀 모래가 펼쳐지는 백사장과 에메랄드빛의 바다가 빛나는 섬으로 유명한데요. 이곳에도 ‘푸날루우 블랙 샌드 비치’라는 이름 그대로 검은 모래를 지닌 해변이 있어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향하고 있습니다. 카우 코스트 남동쪽에 자리 잡은 푸날루우 흑사장은 과거 화산활동으로 인해 흘러내린 용암이 파도를 만나 부서지면서 검은 모래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하와이의 최고의 해변 중 하나로 꼽힌다고 합니다.
검은 모래사장과 투명한 바다, 푸릇한 코코넛 야자수가 어우러진 풍경의 해변은 관광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죠. 푸날루우 해변이 유명한 또 다른 이유가 있는데요. 바로 ‘바다거북’입니다. 해변을 잘 살펴보면 모래 위에 일광욕을 즐기며 쉬고 있는 바다거북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다만 나라에서 보호하고 있기 때문에 바다거북을 만지거나 푸날루우 해변의 검은 모래를 가져가는 것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이를 어길 시 큰 벌금이 있다고 하니 주의하여 방문하시길 바랍니다.
“한국맞아?’ 두 눈 의심케 만든 검은 모래해변의 실모습 .